섹션

유로존, EFSF '은행 자격' 부여 놓고 격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기능 확대가 유로국 17개국 가운데 14개국에서 의회 비준돼 실행이 임박한 가운데 이제 초점이 다음 단계인 EFSF 증액에 모아지면서 EFSF에 '은행 자격'을 부여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독일 시사 주간 슈피겔은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장-클로드 트리셰의 후임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차기 총재가 잠정적인 유로 구제기금으로 출범한 EFSF에 은행 자격을 부여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채 보도했다고 블룸버그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발매된 슈피겔 최신호에서 ECB 집행이사인 에드바르트 노워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장과 ECB의 빅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도 이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날 별도 기사에서 익명을 요구한 드라기의 대변인이 드라기가 이 문제에 대해 코멘트한 적이 없다면서 따라서 슈피겔 보도가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ECB 집행위원인 옌스 바이드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지난달 19일 독일 의회 위원회에 출석해 EFSF에 은행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매우 위험한 발상"임을 경고한 것으로 당시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바이드만은 "EFSF에 은행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은 EFSF가 사들이는 유로 위기국 채권을 담보로 유로 은행처럼 ECB에서 차입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그렇게 될 경우 유로권에 또다른 위험이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열린 유로권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연석회담에서도 EFSF에 은행 기능을 부여하는데 반대하면서 이것이 유럽연합(EU) 협정에도 위배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EFSF가 자본시장을 통하는 한 채무 위기에 처한 유로국을 재정 지원하는 본연의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그러나 "ECB를 통하는 것은 EU 규정이 금지하는 바"라고 거듭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