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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4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애플은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아주 냉담했다. 대부분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4S에 대해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애플이 1년반만에 아이폰4S를 신제품으로 내놓은 것을 두고, 애플이 지난 16개월 동안 한 일은 1GHz 싱글코어 프로세서를 듀얼코어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갤럭시S를 뒤늦게 출시하며 열심히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안 애플이 한 일은 별로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전 세계의 과열된 관심을 끌며 신제품으로 내놓은 아이폰4S는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A5’, 8메가픽셀 카메라, 3.5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들은 이미 1.5GHz 듀얼코어와 4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는 물론 갤럭시S2 LTE, 팬택의 베가 레이서, HTC의 레이더4G, LG전자의 옵티머스 LTE 등 최근 공개된 신제품들은 모두 1.5㎓ 듀얼코어를 탑재, 1.5㎓ 듀얼코어가 완전히 대세가 됐다. 그런데 1GHz를 신제품이라고 내놓은 것은 좀, 아니 많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존의 아이폰4와 비교해도 중앙처리장치(CPU)와 카메라 성능이 다소 나아진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로 인해 아이폰4S를 내놓은 애플에 대한 실망으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애플이 아이폰4S로 감동을 주지 못했다(Apple Underwhelms With iPhone4S)”라고 혹평했고, “아이폰5가 나오지 않자, 한국인들이 애플과 그들 자신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With No iPhone 5, Korean Change View of Apple - and Themselves)”는 제목의 기사도 올렸다.
WSJ는 “애플이 아이폰5 대신 아이폰4S를 내놓은 것이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자국 기업에 대한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한국 회사들이 애플을 그다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나는 아이폰5를 기다렸는데 아이폰4S가 나왔다. 이건 마치 김태희를 기다렸는데 마누라가 나타난 꼴”이라는 국내 인터넷 게시글을 소개했다.
“애플이 잡스 이후 생각보다 더 빨리 무너질 것 같다. 그 정도라면 서면 발표만 했어도 됐을 것”이라는 정태영 현대카드 CEO의 트위터 글 등도 함께 소개했다.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한 실망으로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도 한때 4% 가까이 폭락했다. 시장의 실망이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이날 아침 한국 주식 시장에서 전체 주가가 2%가량 떨어지는 가운데 삼성과 LG의 주가는 ‘아이폰4S’에 대한 안도감으로 1~2% 올랐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아이폰4S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아이폰4S에 대한 저평가와 함께 갤럭시S2 LTE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밑천이 바닥난 것 아니냐”고 평가절하했고, 팬택 관계자는 “애플이 애플다움을 잃었다”고 말했다.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를 준비하고 있던 삼성전자의 일부에서는 한 단계 급이 낮은 아이폰4S가 나오자 가처분소송을 내는 효과가 떨어진다며 소송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이폰4S는 사실상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수준인데 여기에 법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나왔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네티즌들도 블로그와 SNS 등에 아이폰4S를 내놓은 애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고, 삼성전자가 이익을 볼 것이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