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금융권의 부패와 탐욕을 비판하는 청년 실직자와 노동계 등의 미국 월스트리트 시위가 4주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BoA가 해고 임원에게 1100만달러(120억원)을 지급하기로 해 시위대의 더 큰 비난과 공격의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달 영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해고했던 샐리 크로첵 자산운용 책임자에게 총 600만달러(약 70억8천만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크로첵과 함께 회사를 그만둔 조 프라이스 전 소비자금융 책임자에게는 500만달러(약 50억원)이 지급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크로첵은 월급 85만달러와 수당 515만달러, 프라이스는 월급 85만달러와 수당 415만달러를 각각 받는다. 이 돈을 받으면서 은행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해고 임원에게 천문학적인 퇴직금을 지급한 BoA는 지난 6월 모기지 연계 증권에 대한 투자로 손실을 본 기관 투자자들에게 85억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데다 2분기에 대규모의 영업 손실을 보는 등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이 모기지 증권 손실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대형 금융회사에 포함돼 금융 감독 당국으로부터 비상 계획 제출을 요구받는 등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달 21일 BoA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2단계 하향 조정하고 단기 등급도 프라임1에서 프라임2로 내렸다.
그리고 최근 BoA는 전면적인 구조조정의 하나로 직원 3만명을 해고하고 오는 2014년까지 연간 지출을 50억달러(한화 약 5조8천950억원) 대폭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번에 또 해고 임원들에 대해 다시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돈 잔치를 벌인 것이다.
극심한 경영난을 초래한 해고 임원에게까지 이 같이 천문학적인 돈을 지급하는 BoA의 모습은 금융권의 부패와 탐욕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