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 새 회계기준 이해 못해 기존 방식 고수"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전면적으로 적용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이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아직까지도 기존의 회계기준을 고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8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및 코스닥협회와 함께 상장사 528곳을 대상으로 29개 구성 항목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기업이 여전히 기존의 한국회계기준(K-GAPP)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IFRS 도입에 대한 상대적으로 준비가 소홀했던 중소형사들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건설업 하자보수비 항목의 경우, K-IFRS 방식에서는 진행률을 보고 공사단계별로 나누어 배분해야 하는데 응답자의 88.1%는 공사종료 때 한꺼번에 반영했다.

항목을 구분 처리해야 할 것을 일괄 회계처리하는 사례도 있었다.

IFRS를 적용해 연차휴가를 회계처리할 경우 근로제공시기에 비용과 미지급금을 계상하도록 되어 있지만, 몇몇 기업은 휴가사용 시기나 현금보상 시기에 비용을 계상해왔다.

골프장이용권은 회원권 성격에 따라 금융자산과 무형자산 등으로 나눠 회계처리하는데 이를 준수한 기업은 6.5%에 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도입 초기여서 IFR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금액상 중요성이 적은 항목은 회계처리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새 방식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상장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보고서를 작성할 때 금융상품 회계처리와 연결범위 결정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상장사의 20.4%(75개사)가 ‘지급보증의 회계처리’, ‘매출채권의 할인’, ‘신주인수권의 권리(워런트)에 대한 구분’에 대해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등 금융상품 회계처리를 가장 까다로워했으며,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에 관한 문의가 17.3%(64개사)로 나타났었다.
 
특히, 기업들이 K-IFRS를 적용하는데 있어 ‘연결범위 결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상장사들은 유형자산(9.7%), 종업원 급여 처리(7.8%) 문제를 문의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달 중 서울, 부산, 광주에서 IFRS 전국 순회 설명회를 열고 주요 회계처리 방법에 대한 교육자료를 배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