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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ㆍ채권 다 팔아도 국내 외환위기 발생 안해"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모두 파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제2의 외환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없다고 SK증권이 10일 분석했다.

SK증권은 이날 자체적으로 외환시장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최악의 경우 필요한 달러화 규모는 4200억달러 수준이며, 이때 한국이 동원할 수 있는 달러는 4300억달러 이상이다"며 "외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증권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 전액이 매도된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달러 매수 수요를 2천687억달러로 추산했다.

환율은 평균 1천300원, 외국인 보유 주식 가치는 지금보다 20% 하락한다는 가정 하에 산출했다.

여기에 단기외채와 장기외채까지 합한 외국인들이 상환을 요구할 총 달러 수요는 4천2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단기차입금 1051억원을 포함해 단기 채권 투자액 91억달러, 장기채권 투자액 1793억달러, 투자 주식 2712억달러 등을 전량 매도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면서 염상훈 연구원은 "실제론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위기 상황에 채권과 주식 전량을 매도하지 않는다"며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6개월간 외국인의 한국 시장 투자 비중은 30%에서 28%로 2%p 하락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의 달러 상환요구에 응대할 수 있는 달러 공급 가능액은 외환보유액(2천500억달러)과 회수 가능한 대외채권(667억달러),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636억달러),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 자금(500억달러) 등을 합해 총 4천30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외환보유액의 경우 현재 3천억달러 수준에서 극단적인 달러 강세와 채권시장 붕괴로 2천500억달러까지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가정을 적용했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염상훈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일같이 채권과 주식을 매도하고 상당량의 차입금이 상환돼도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유럽과 미국의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채권 매수에 다시 나서도 좋은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