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지난 8월 건설활동과 관련된 지표들이 일제히 오르면서 오랜 불황을 겪던 건설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장밋빛 희망을 가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 위기와 미국 경제 침체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회적인 `반짝' 상승에 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1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8월 중 건축허가면적과 건축착공면적, 건설수주액 등 건설활동과 관련된 지표들이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수주액과 건축허가면적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8월 건설수주액은 7조2천690억7천6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5.4% 급등했다. 이는 2009년 11월 80.9% 이후 1년9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민간부문 건설수주액이 5조5천30억7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3.9%나 뛰어오르면서 건설수주액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공공부문은 1조5천53억3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건축허가면적도 1천378만8천㎡로 전년 같은 달 대비 87.8% 증가해 2007년 11월 91.9%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축착공면적은 822만8천㎡로 전년 동월 대비 21.7% 증가하며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기성액은 6조9천213억7천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3.2%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하락폭은 전월의 -8.8%보다 축소됐다.
8월 중 건설 관련 지표들이 이처럼 줄줄이 개선되면서 건설경기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서 지난 11일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종지수가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동안 건설경기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건설지표가 개선되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다며 건설업이 회복세로 완전히 돌아선 것인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8월의 수주액 증가는 작년 8월의 부진 때문으로 건설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억제, 대출규제 강화 등의 악재가 산재해 건설경기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