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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대기업 중 최초로 투자비 1조원 감축

포스코가 올해 국내외 설비투자를 1조원 가량 대폭 줄이기로 했다.

올 한해 연간 기준으로 7조3천억원으로 계획한 투자금액 가운데 1조원 가량에 해당하는 국내외 설비투자분의 집행을 연기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시기나 금액은 결정되지 않았다.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와 원료가 상승에 따른 철강시황이 악화된 탓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연초에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가 이번에 투자비를 축소하기로 한 것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포스코는 철강시황 악화로 당초 예상한만큼 이익을 창출해내지 못해 현금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조 원 가량이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4조5000억 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지난해 7조 원대였던 현금성 자산도 올해 3조 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보다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당초 계획을 수정했다.

포스코는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데다 올해 상반기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료값은 급등한 반면 철강가격은 올리지 못해 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환율이 급등으로 인해 수입 원료값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시황에 따라 계획한 설비투자의 증감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좀 많다고 봐야한다"면서 "그러나 불요불급한 것을 중심으로 투자집행을 늦춘 것일뿐 아예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는 국내외 경제상황과 철강시황에 따라 시급성, 수익성을 고려해 일부 투자프로젝트 추진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비가 조정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오는 21일 기업설명회(IR)를 열어 3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투자조정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