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역내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을 끝낸 후 발표한 코뮈니케를 통해 오는 23일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계획을 마련해 지금의 도전을 단호하게 시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코뮈니케의 톤이 이례적으로 직설적임을 주목했다.
이번 파리 회담에서는 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추진해온 IMF 재원확충 문제도 다뤄졌으나 예상대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내달 3-4일의 프랑스 칸 G20 정상회담에서 재론키로 했다.
미국, 독일, 일본 및 캐나다 등 선진권은 3천900억달러인 현재의 IMF 가용 재원이 ’충분하다’는 입장인데 반해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권은 위기 확산에 대비해 증액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라가르드는 지난달 IMF가 이미 그리스, 아일랜드 및 포르투갈 3국 구제의 3분의 1가량을 분담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주저앉는 경우 남은 재원으로는 대응이 충분치 못하다며 증액의 시급성을 거듭 밝혔다.
G20 올해 의장국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로앵 재무장관은 15일 파리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IMF 재원 증액을 놓고 여전히 이견이 있음을 시인했다. 그는 미국이 반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고,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은 재원 확충 구상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증액) 규모와 (증액시)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등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파리 첫날 회동 후 기자들에게 “3천900억달러가 금융 방화벽으로는 매우 실질적인 규모”라고 증액이 불필요함을 거듭 밝혔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증액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아즈미 준(安住淳) 재무상도 “그런 제의가 나오면 증액이 왜 필요한지를 먼저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IMF 재원 증액이 유로위기 해결) 다음으로 우리가 논의해야할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副)부장도 중국이 유럽의 안정을 지지한다면서 이를 위안 모든 논의에 개방돼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IMF 재원 증액을 둘러싼 선진국과 신흥권 사이의 마찰이 IMF 내 영향력 균형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임을 상기시켰다.
파리 회담 코뮈니케는 이와 관련, “IMF가 (세계 경제에 대한) 구조적 책임을 충분히 이행하기 위해 적정한 재원을 확보해야만 한다”면서 “칸 회동에서 (추가)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G20은 유로권이 더 적극적으로 위기를 해결하도록 압박했다.
가이트너는 기자들에게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위기 타개)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점을 유럽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가 “신흥국에도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도 EU 정상들이 칸 회동에서 위기 타개의 ’새로운 도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즈미도 “유럽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뤄온 신흥권에도 타격이 가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