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을 포함해 일련의 국제회담이 끝날 때까지 환율 보고서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환율보고서를 연말 쯤 내놓을 것"이라면서 "이번 발표 연기는 이번주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에 따라 미 재무부는 환율정책 보고서를 이날까지 제출해야 하지만, 미국 정부는 굵직한 국제회담이 있을 경우 이전에도 1년에 두 차례 발간하는 환율정책 보고서를 종종 기한을 넘겨 발표한 적이 있다.
미국이 향후 예정된 국제 회담이 열릴 때까지 보고서 발표를 미루기로 함에 따라 미-중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시간을 벌게 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10월과 11월에 열리는 일련의 국제회담에서 중국 측과 위안화 절상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달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 이어 같은 달 12~13일 하와이에서 진행될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참가할 예정이어서 중국 측과 환율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1일 미국 상원이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에 대응해 무역상대국이 환율을 조작할 경우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환율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미국에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라는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일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너무 낮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여러차례 비판하며, "위안화 절상만이 세계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미국 등 무역 상대국들과의 갈등을 피할 수 있다"고 중국 정부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보복 법안이 국제 무역 규범에 어긋날 뿐 아니라 양국간 무역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