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포르투갈이 당초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 채권자들에게 약속했던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렌 집행위원은 최근 포르투갈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신 정보들은 당초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구체적으로 명시됐던 2011년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위험 요소들이 있음을 시사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불행한 일"이라면서 포르투갈 정부가 예산 계획과 집행에 실패했음을 부각시켜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 역시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 약속한 재정 건전화 목표치를 지키지 못해 시장의 유로존 국채위기 우려가 더 커지게 됐다.
렌 집행위원은 그러나 포르투갈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 당시에 합의한 것보다 더 강력한 내년 예산안을 전날 제출한 점을 언급하면서 내년엔 감축 목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고 AFP 통신 등은 전했다.
포르투갈은 지난 5월 780억 유로를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을 당시 향후 3년 간 강력한 긴축을 통해 재정적자와 공공부채를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9.8%였던 공공부채를 올해 말까지는 5.9%로 낮춰야 하지만 현재 8.3%에 머물러 있다.
포르투갈 정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내놓은 예산안은 공무원 임금과 연금 생활자의 연금 일부의 일시적 지급 동결, 부가가치세 인상, 보건과 교육 부문 예산 대폭 삭감, 민간 근로자 근무시간 1시간30분 연장 등 각 부문에서 대폭 긴축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렌 집행위원은 이러한 긴축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포르투갈이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우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 번영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추가 긴축 조치로 서민들은 더욱 살기 어려워졌다. 노동계는 "정부의 조치는 빈곤과 실업, 불평등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파업 등 저항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