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알앤엘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환자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자가면역성 난청과 다발성 경화증, 아토피성 피부염, 류머티스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알앤엘바이오와 서울대의대 등의 국내 연구팀이 주도하고 미국·일본·중국·독일 등의 연구팀이 참여한 이번 임상결과는 영국서 발간하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JTM(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알앤엘줄기세포기술원 라정찬 박사팀은 자가지방줄기세포를 배양해 정맥 내로 투여하는 방법을 통해 자가면역계의 혼란으로 야기되는 대표적인 난치성인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자가면역질환은 체내의 면역 기능이 환자 자신을 공격해 생기는 질병으로, 공격하는 부위와 정도에 따라 전신 홍반성 루프스·류머티스 관절염·다발성 경화증·자가면역성 난청·강직성 척수염·베체트병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 질환은 그대로 놔두면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돼 장기의 영구 손상을 초래하는 난치병에 속한다.
라정찬 박사팀은 지방 줄기세포가 면역조절기능과 항염증의 기능을 가지고 체내 안정성이 확인됐다는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가면역성 난청, 다발성 경화증, 다발성근염, 아토피성 피부염 및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성 세포손상 및 난치성 질환자에 대한 자가지방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반복적인 줄기세포의 정맥 내 투여를 통해 치료한 모든 환자에게서 유의성 있는 임상적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자가면역성 난청의 경우 기존 스테로이드계 항염제와 면역조절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가 배양된 줄기세포를 반복 투여한 뒤 '측정불가 귀먹음' 수준의 귀가 정상 청력으로 호전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했다.
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약물로 인한 부작용과 함께 보행조차 불가능해질 정도로 증상이 악화된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경우 줄기세포를 정맥과 척수강으로 투여한 후 근력 검사와 근전도 검사, 혈청 검사 등에서 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이외에도 다발성 근염과 아토피 피부염, 류머티스 관절염에도 줄기세포가 통증의 감소, 약물 중지 후에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활동 개선 등의 효과를 나타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알앤엘줄기세포기술원 라정찬 원장은 "임상에 적용된 지방줄기세포 배양 기술은 5g의 지방에서 10억 개 이상의 줄기세포를 생산해낼 수 있다"면서 "줄기세포가 손상된 조직이나 부위를 찾아가는 호밍 효과(homing effect)를 확인함으로써 별도의 수술이나 이식 없이 간단한 정맥 주사만으로 질환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 자신의 지방조직 속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를 배양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자가면역질환치료의 메디컬 허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