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라면전문기업 한국야쿠르트보다 아마추어인 코미디언 이경규와 일반 소비자들이 라면을 더 잘 만든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꼬꼬면을 끓일 때 들어가는 물의 권장량을 기존 550㎖에서 500㎖로 낮췄다고 28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꼬꼬면을 먹어본 소비자들이 국물 맛이 너무 싱겁다는 의견을 많이 내놓아 최근 생산한 제품에는 포장에 표기하는 물의 권장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야쿠르트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봉지 라면의 물 권장량이 550㎖이어서 꼬꼬면 초기 제품에도 물을 550㎖를 쓰도록 권장했지만, 회사의 권유를 따라 정량의 물을 쓴 소비자들의 이의가 집중적으로 제기돼 결국 물 권장량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워낙 꼬꼬면 열풍이 거세게 불었던 탓에 소비자들은 조리법에까지 관심을 가졌고, 봉지에 표시된 대로 꼼꼼하게 계량컵으로 550㎖의 물을 쓰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직접 꼬꼬면을 시식해본 소비자들은 소고기와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내는 다른 라면과 달리 꼬꼬면은 맑은 닭 육수를 쓰기에 국물이 적어야 한다는 '진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한국야쿠르트에 '한 수'를 가르쳤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회사의 연구 개발팀도 최근 제품의 적정 국물량을 다시 검토해 결국 물 권장량을 50㎖ 줄였다.
그런데 물 500㎖는 원래 이경규의 레시피였다. 이경규는 KBS 버라이어티쇼 '남자의 자격' 라면 경연편에서 심사위원들에게 꼬꼬면의 조리법을 밝히면서 물은 500㎖를 썼다고 자신 있게 밝힌 바 있다.
결국 라면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한국야쿠르트가 아마추어인 이경규와 소비자들로부터 한 수를 배운 셈이 됐다. 라면만들기라면 국민들의 수준도 전문가들 못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야쿠르트가 최근 출시한 컵라면도 다른 제품 용기보다 물을 붇는 경계선이 낮게 설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