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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적금금리보다 예금금리-장기보다 단기예금금리 더 높아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시중은행과의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지만, 일부 저축은행들은 목돈 유치를 위해 정기적금 금리보다 정기예금 금리를 더 높이 책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적금금리는 예금금리에 비해 0.5∼1.0%포인트 높은 것이 정상이지만, 최근 잇따른 영업정지로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커지자 저축은행들이 적금금리보다는 예금금리를 더 높이 제시하며 목돈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저축은행들은 장기예금금리보다 단기예금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매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은 안정적인 장기 예금을 선호해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도 높아진다. 따라서 단기예금금리가 장기예금금리를 추월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또한 예금자들의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장기 예금 유치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위주로 수신 영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삼보·구미·삼일·조흥·한성 등 6개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적금 금리를 추월했다.
 
조흥저축은행은 예금 금리(4.71%)가 적금 금리에 비해 0.01%포인트 높다. 서울·구미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각각 5.10%, 4.70%로 적금 금리보다 0.10%포인트 높으며, 한성·삼일저축은행은 예금금리가 각각 연 5.00%와 연 4.70%로 적금 금리보다 0.20%포인트 높다. 

대신(5.00%), 미래(5.00%), 엠에스(4.80%), 오성(4.41%), HK저축은행(4.30%) 등은 현재 예ㆍ적금의 금리가 같아 조만간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며, 강원ㆍ유니온저축은행은 예금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또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91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73%로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4.57%)보다 0.20%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그리고 푸른저축은행, 부산솔로몬저축은행, 우리저축은행 등 전국 91개 저축은행 가운데 11곳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년 만기 예금보다 더 높게 책정하고 있다.

저축은행에 대한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예금 가입을 권유하기보다는 1년짜리 정기예금을 가입시키고 만기가 되면 다시 재유치시키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 명단 발표 이후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권의 예금 만기가 몰리는 연말 연초 시즌이 다가오면서 만기 예금 재유치를 위해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덜 낮추고 있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에서 누가 2년 이상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려고 하겠느냐”라며 “이런 현상은 일시적인 불균형이라고 보며 만기 예금 재유치 시즌이 끝나면 곧 금리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