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지난달 들어 세계 금융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 이탈이 두달 만에 멈추고 순유입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주식ㆍ채권 순투자액이 2조6천339억원에 달했다. 주식은 8월과 9월에 순매도를 하다 1조395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채권도 한달 만에 1조5천944억원의 순투자로 전환됐다.
지난 8월 초 폭락장 이후 외국인 자금이 줄곧 빠지다가 금융시장이 안정되며 다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유럽계 자금의 이탈 현상이 크게 둔화됐다. 주식시장에서 유럽계 자금의 순매도 금액은 8월 3조6천억원에서 9월 9천800억원을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3천800억원까지 떨어졌다. 싱가포르와 영국은 각각 5개월, 2개월 연속 순매수를 보였고 케이만아일랜드는 8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유럽계 자금의 이탈로 인해 지난달 말 현재 미국이 149조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해 외국인 전체(369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영국(37조원), 룩셈부르크(25조원) 순이었다.
채권시장에서도 유럽계 자금의 순유출 규모가 크게 둔화해 8월 1조2천억원, 9월 1조9천억원에서 지난달 2천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은 계속 원화 채권을 사들여 지난달에도 7천900억원 순투자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86조7천억원으로 증가해 월 잔고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이 19조2천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22.2%를 차지했다.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 주식 보유액은 시가총액의 30.8%에 달했으며, 채권은 전체의 7.3%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