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올 한해 선박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과 고유가 등으로 인해 극심한 불황을 겪은 해운업계가 내년에도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벌크선운임지수가 지난해 보다는 높아지겠지만 2,000선을 넘지 못하고, 컨테이너선 시황 역시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큰 폭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독일 해운연구기관 ISL과 최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2012 세계해운전망' 국제포럼에서 "내년 평균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올해보다 다소 높아지고,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시황도 다소 회복되겠으나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체적으로 KMI는 건화물선 해상물동량은 4% 증가한 데 반해 선박량이 연초 선배 대비 13% 늘어나 수급 균형이 깨짐으로 인해 올해 BDI 평균이 작년 대비 반토막이 나며 올들어 현재까지 연평균 1,488을 기록하고 있는 BDI는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주요 건화물 물동량의 소폭 성장에 힘입어 내년에는 1,600~1,800으로 다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 시황이 회복돼 BDI가 2,000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으나 선박 공급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도 평균 BDI는 2,000선을 하회, 선사들이 체감하는 회복세는 미약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2012년 컨테이너선 시황 역시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큰 폭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선형 대형화와 선박 과잉 공급에 글로벌 재정 위기까지 겹쳐 중국발 컨테이너선 종합운임지수(CCFI)의 북미서안항로는 작년 대비 10% 가량 빠진 957에 머물렀고,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HR용선지수(HRCI)가 지난 5월 910.7에서 지난달에는 564.1까지 떨어졌다.
KMI는 2014년까지 전체 컨테이너 선박량이 연간 8%의 성장을 보여 당분간 수요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에도 컨테이너선 시황의 눈에 띄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KMI는 아울러 올해 사상 최저 수준의 운임을 기록한 유조선 시황은 물동량 증가세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대형선 선박 해체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MI는 결국 내년 해운 시황은 선박 공급량의 조정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 중국 조선 산업의 구조조정 전개 방식 등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