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국내 4대 정유사 가운데 하나인 현대오일뱅크가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9일 정부가 알뜰주유소의 석유제품 공급자를 선정하기 위해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량구매 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입찰 참여를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생산 수급과 기존의 고객들에 대한 신뢰 등을 고려해 불참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김병섭 영업본부장은 "대산 공장의 생산 수급과 현재의 판매 규모, 물류 시설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물량을 추가로 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낙찰자로 선정되면 당장 시장 점유율은 높일 수 있으나 우리를 믿고 오랫동안 거래 관계를 유지해 온 전국 2천400개 주유소와 대리점 고객에게 자칫 피해가 돌아갈 수 있고, 신뢰를 저버린다는 점도 불참을 결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석유공사와 농협은 지난 3일 현대오일뱅크를 포함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4대 정유업체를 대상으로 알뜰주유소 공급용 석유제품 대량구매 입찰을 공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