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 6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가 최근 발표한 3분기 휴대전화 시장 현황 자료에서 삼성전자는 북미와 서유럽, 중남미에서 각각 30%·38.1%·25.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008년 3분기 이래 북미 시장에서 13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서유럽에서는 지난 2분기에 차지한 1위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냈다. 그리고 중남미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노키아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노키아는 보급용 저가폰이 많이 팔리는 아시아(28.1%)와 중부·동부유럽(46%), 중동·아프리카(52%) 등 나머지 3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2.8%로 노키아의 27.2%에 다소 뒤지는 2위이지만, 지역별로는 두 회사가 각각 3개 지역씩을 나눠가졌다.
노키아는 개발도상국 등이 중심이 되는 성장시장(emerging markets)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반면, 삼성전자는 북미와 서유럽 등 선진시장(developed markets)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판매량은 1천440만대로 70만대에 그친 노키아의 무려 20배에 달했으며, 서유럽 시장에서도 1천680만대를 판매해 860만대를 판매한 노키아의 2배 수준이었다. 저가폰 시장에서는 노키아가 강세이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
이같은 결과에 대해 SA는 삼성전자를 '선진시장의 왕(king of developed markets)'이라고 평가하면서, 성장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노키아에 크게 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5%, 2분기보다 21% 늘어난 8천900만대를 기록했다.
SA는 삼성전자의 놀라운 성장 원인에 대해 경쟁사보다 뛰어난 '제품 개발기간'과 '강력한 유통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선진시장에서 애플·HTC와, 성장시장에서 노키아 등과 힘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중남미와 중부·동부 유럽에서 삼성전자과 노키아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3위 자리를 지켰다.
SA는 LG전자에 대해 "다소 부진한 피처폰(일반폰)과 3G 스마트폰의 제품군을 재구성해 2012년 LTE(롱텀에볼루션)폰 최고 제조사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3분기 시장점유율이 감소했지만 기존 아이폰인 아이폰3GS와 아이폰4를 통해 중저가 시장에 진출했으며 아이폰4S도 시장에서 위치를 잘 잡아가고 있어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을 것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노키아는 선진시장 내 제품 수요가 점차 줄고 있으나 4분기에 내놓은 윈도폰이 애플 제품이나 안드로이드 제품에 어떻게 맞서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