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계속되어 온 부동산 불경기에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만큼은 불황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며 부동산 시장이 예외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시작된 대우건설 '세종시 푸르지오'와 극동건설 '세종 웅진스타클래스', 포스코건설 '세종 더샵' 등 세종시 민간아파트 3곳이 모두 1순위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분양 성공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세종시 첫 민간아파트인 대우건설 '세종시 푸르지오'다.
세종시 푸르지오는 세종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에서 평균 1.94대 1의 경쟁률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지난달 19일 일반분양 1순위 청약에서도 평균 6.37대 1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대우건설이 불을 지핀 세종시의 분양 열기는 갈수록 더 뜨거워지는 양상을 보였다.
대우건설 '세종시 푸르지오'의 바통을 이어받은 극동건설 '세종 웅진스타클래스'는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에서 평균 3.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일 일반분양에서는 30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역시 1순위 청약에 성공했다. 경쟁률이 '세종시 푸르지오'보다 더 올랐다.
가장 최근 분양한 포스코건설 '세종 더샵'은 2~3일 공무원 특별공급 6.84대 1, 9일 일반분양 1순위 62.97대 1로 민간아파트 3곳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세종시 민간아파트는 당초 부지를 분양받은 10개 건설사 중 7개사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아파트 건설을 포기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계약 해지를 요구할 정도로 업계 내부에서도 실패 우려가 높았지만 실제로는 예상을 뒤엎고 '대박'을 치는 결과를 낳았다.
3.3㎡당 800만원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분양가를 700만원대 중후반까지 낮추는 등 우수한 가격경쟁력으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극동건설은 3.3㎡당 평균 747만원, 대우건설은 평균 754만원의 분양가로 공무원과 일반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고, 포스코건설은 800만원대 전후로 다른 건설사의 아파트에 비해 비교적 비쌌지만 워낙 입지조건이 좋아 충분히 경쟁력있는 가격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무원 설명회 때 가격을 공개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해 이전기관 특별공급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자 일반 수요자들까지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이 '대박'을 치자 상업시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LH가 지난 8~9일 분양한 세종시 첫마을 단지 내 상가 108개가 평균 낙찰가율 158%로 모두 팔렸다. 이번에 낙찰된 상가의 낙찰 총액만 총 323억원에 달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3곳의 민간아파트에 이어 한신공영이 12월 '세종시 한신휴플러스' 1천65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세종시 부동산 열풍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부동산이 예상 밖으로 뜨겁게 달아오르자 아파트 용지 계약해지를 요구했던 현대건설이 사업 참여 재검토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