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일본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넥슨의 시가총액이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을 유지할 경우, 현재 게임 업계 시가총액 1위인 '엔씨소프트'나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NHN'를 넘어서며 온라인 기업 가운데 1위에 등극하게 된다.
일본 도교증권거래소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상장 기업으로 넥슨재팬을 소개했다. 상장예정일은 다음달 14일이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액 9343억원, 영업이익 4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8%, 80.7% 증가하는 등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뿐 아니라 최근 수년 동안 계속해서 지속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어 도쿄증시 상장과 함께 일본 주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넥슨이 일본에서 상장할 경우 게임업계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을 유지한다면, 현재 게임업계 시가총액 1위인 엔씨소프트(7조5801억원)를 크게 넘어선다.
도쿄증시의 반응이 좋다면 NHN(시총 11조1174억원)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N은 국내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7위다. 따라서 넥슨은 NHN을 넘어설 경우, 최고의 온라인 기업으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 국내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비약하게 된다.
넥슨 일본 상장을 통해 김정주 넥슨 회장은 7조원 상당의 상장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회장은 넥슨재팬 등의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 48.5%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의 지분을 더하면 총 지분이 69.65%에 달한다. 경영권 확보에 여유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확보도 가능해 향후 온라인 게임 부문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넥슨이 일본 증시에서 선전할 경우, 향후 국내 인터넷 기업의 추가적인 일본 증시 상장 및 진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려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어서 IT 시장 규모도 한국의 두배에 달해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만 한다면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넥슨의 일본 상장은 일본 게임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주도권도 강화할 수 있는 호기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 게임 시장은 한국의 10배에 달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온라인게임에서는 아직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현지에서 넥슨의 인지도가 올라가면 덩달아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또 넥슨이 10조원 상당의 시가총액을 확보할 경우, 규모가 비슷한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는 물론 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국내 증권가의 재평가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보다는 일본 증시가 기업에 대한 평가가 후하다"며 "넥슨의 시가총액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으면 게임을 비롯한 국내 IT기업들의 주가 역시 이를 반영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