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30년 안에 우주공간에 태양광 발전 위성을 띄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 소재 국제우주항행연구소(IAA)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지구 궤도에 태양광 발전위성을 띄워 태양 에너지를 지구로 보내는 `우주 태양광 발전소'가 10~20년 안에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각국 정부의 초기 투자가 있으면 30년 안에 경제성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미국 ABC방송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AA는 248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에서 우주 태양광 발전소가 21세기 지구 에너지 수요에 부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계획의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민간 부문의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만큼 각국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국 정부의 투자의지만 있다면 실제 가동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콘셉트 팀장이었던 존 맨킨스가 이끄는 이 연구는 우주에서 태양 에너지를 모아 무선으로 지구에 보내는 방식에 관한 최초의 광범위한 평가이다.
우주 태양광 발전소의 개념은 폭이 수 ㎞에 이르는 태양발전 위성 수십 개를 차례로 지구 적도대 상공에 발사해 하루 24시간 태양 에너지를 채취한 뒤 이를 전기로 전환, 대형 마이크로파(극초단파) 안테나나 레이저 송신장치를 통해 지구에 있는 송전선망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궤도에 떠 있는 태양광발전소는 밤낮이 바뀌는 지상과 달리 24시간 태양에너지를 모을 수 있고, 폭풍우 등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지상보다 효율이 7배 높다. 이론적으로는 지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NASA와 10만 달러(약 1억1천200만원) 규모의 우주 태양광 발전소 연구 계약을 체결한 IAA는 정규 규모의 상업용 우주 태양광 발전 위성을 발사할 재사용 왕복 장치를 개발하는 데는 수백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면서 이런 계획에는 각국 우주기구와 기업, 대학 및 비정부기구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구상에 대해 회의론자들은 비용이 지금보다 10분의 1로 줄지 않는 한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우주 파편 문제, 시장 연구 미비, 개발에 드는 고비용 등의 문제도 이 계획을 쉽사리 추진하지 못하는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2008~2010년 사이에 이루어진 IAA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각국 정부가 청정에너지에 정책의 역점을 두면서 (투자)상황이 크게 호전됐다.
연구진은 다른 우주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저가의 1회용 발사장치를 이용하면 400t급의 국제우주정거장을 발사하는 중간 규모의 시범 프로젝트가 가능하다면서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기존 방식보다 비용을 수백억 달러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존 맨킨스 전 NASA 콘셉트팀장은 “우주에서 전달되는 태양에너지가 21세기 지구에서 필요한 에너지 수요에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