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대형마트업계가 오미자, 어린이용주스, 노인용키보드 등 기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틈새 공략 상품으로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어린이용 주스, 노인용 키보드 같은 틈새 상품이 매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어린이용 주스는 국내 과일주스 시장의 4%가량에 불과하지만, 자녀 건강에 민감한 부모를 겨냥해 웅진식품, 정식품 등 음료업체들과 손잡고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100% 과즙주스를 만들었다.
그 결과, 과즙 함량 10~20%인 시판 저과즙 주스와의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매달 10% 가까이 매출이 늘더니 출시 반년만에 이마트 내 음료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상품으로 성장했다.
9월초 처음 선보인 노인용 키보드 역시 특별한 광고를 하지도 않았으나 1차로 준비한 물량 1천개가 보름 만에 모두 팔렸고, 지난달 중순부터 판매된 2차 물량 2천대도 한 달 만에 1천500여 개가 나가면서 일반 키보드보다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롯데마트는 최근 열린 11월 경영실적회의에서 생오미자와 오미자청을 기획한 오상근 상품기획자(MD)를 우수 MD로 뽑아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오미자는 보통 9월 중하순 출하되는 열매를 말린 건과일 형태로 1년 동안 유통되지만, 오 MD는 실제 소비자가 오미자를 차나 술, 청으로 만들어 먹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상품을 기획했다.
그동안 대형마트에서 다루지 않았던 생소한 품목이었으나 반응은 뜨거워 9월말 출시 이후 2주 동안에만 3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목표치보다 6배 높은 실적을 거뒀다.
업계는 생필품 가격을 경쟁적으로 깎거나 대형 미끼상품을 내거는 '제살깎아먹기식' 경쟁과 달리 기획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틈새 상품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마트 최춘석 상품본부장은 "유통 채널간 경쟁 가열로 무리한 가격 경쟁을 하면 시장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며 "그보다는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 상품으로 '가치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