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유럽에 이어 미국의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지난 3거래일간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200과 화학업종의 대표주자 LG화학을 집중적으로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3거래일간 순매도 금액은 1조306억원으로 나타나 최근 주식 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스페인과 프랑스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데다 재정감축을 놓고 미국 의회가 협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해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사흘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코스피를 추종하는 코덱스200 ETF로,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이 1천845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관련 ETF를 주로 파는 것은 추가적인 지수 하락 가능성을 크게 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물 비중을 맞출 때 많이 선호하는 종목이 코스피 관련 ETF다. 시장이 불안해지자 ETF를 팔고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에 대해서도 집중 매도에 나서 외국인은 같은 기간 이 기업의 주식을 1천594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개별 종목 중 유일하게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1천억원대를 웃돈 것이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 여파로 LG화학 주가는 이 기간에만 9.5% 급락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경기 민감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대표 업종이 화학이고 대표 종목이 LG화학이라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 주식도 686억원어치 순매도했으며, 한국타이어(555억원)와 현대차(547억원), 현대중공업(540억원), LG디스플레이(469억원), S-Oil(437억원), 현대제철(420억원), 롯데쇼핑(338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