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애플이 강력한 라이벌이 되어버린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조금씩 정리하고 일본 샤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뉴욕 본사 투자은행 제프리스 앤 코의 피터 미섹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의식해 아이폰(스마트폰)과 아이패드(태블릿PC) 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일본 샤프로 옮기고, 샤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2012년 중순 애플의 TV 'iTV'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이섹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본을 방문해 현지 생산 책임자들과 면담한 뒤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동안 상당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시설 확충에 투입해온 샤프로서는 이번 거래가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라면서 "애플에 있어서도 샤프는 제조 과정을 통제할 수 있고 낮은 가격에 부품을 확보할 수 있는 거래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부품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 애플이 일본 업체인 샤프를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섹은 또 "애플이 '비정질 TFT 디스플레이'로 알려진 제품의 변형된 버전을 선보이고자 샤프의 사카이(Sakai) 공장 생산라인을 이용하고 'iTV' 제품 생산을 내년 2월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삼성 등 TV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은 애플의 TV가 과연 어떤 모습일까를 알아내는데 혈안이 돼 있지만, 경쟁사들은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부족해 애플에 6~12개월 가량 뒤져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은 최근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기 위해 5억~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샤프의 생산시설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플 대변인인 스티브 다울링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