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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위험노출 한국 대출금 120억달러 달해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8일(현지시간)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에 노출된 한국의 대출금 등이 약 120억달러(한화 13조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대출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아직인 EU의 재정위기가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이날 "EU에 대한 우리나라의 `익스포저(exposureㆍ위험노출액)'는 전체의 10%, 많아도 20%를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의 시발점인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5개국에 대한 익스포저는 올해 3월 말 현재 26억3천만달러(전체의 4.4%)다.

EU 전체에 대한 익스포저는 PIIGS 익스포저의 최대 5배인 119억5천만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외 익스포저의 유럽 비중을 아직 대외적으로 공표한 적이 없다"며 정확한 규모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다만 "익스포저 중에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에 빌려줬거나 선박수출 보증금이 적지 않다"면서도 "실제로 돈을 떼일 염려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EU 전체의 신용등급이 계속해서 악화될 경우 역내 자금시장이 위축되고, 우리나라에서 유럽계 자금이 이탈이 가속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의 30%를 차지하는 유럽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며 "외국계 은행의 국내지점을 통한 본점의 차입금 회수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유럽계는 주식시장에서 2조1천539억원, 채권시장에서 2천23억원을 각각 빼갔다.

한편,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이화여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EU 재정위기를 두고 "내년 이후 경제전망이 비관적이다. 세계경제의 둔화가 상당기간 갈 것"이라며 "전세계가 다 같이 해결하지 않으면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익스포저

익스포저란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유럽 기업에 대한 대출금이나 지급보증액, 현지 발행 유가증권 보유액 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