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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美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조정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성장률 둔화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의 합의 실패에 따른 정치권의 지도력 상실, 최근 10년간의 부채 증가 등이 하향 조정의 요인으로 제시됐다.

특히 적자감축안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겠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와 신용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강하지만 경제의 잠재생산 측면에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특히 최근 의회가 단기적 적자감축안의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근본적인 개혁이 지연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며 신용전망 하향의 배경을 밝혔다.

또 "이번 신용전망의 하향은 향후 2년 내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50%를 조금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정치적 실패와 성장 둔화가 지속되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대 관건은 2013년에 믿을만한 적자감축안에 대한 합의를 정부가 도출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면서 "만약 실패한다면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적자감축의 중요성에 대해 피치는 "생산설비 가동률의 저하와 높은 실업률이 장기화될수록 생산과 세금수입은 현재 추정치보다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는 중장기적 재정 전망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이고, "2020년에는 미 연방정부의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미국이 아무리 세계적인 강대국일지라도 그 정도의 부채율은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하기에 적절치 않다는게 우리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피치는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 미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가장 좋게 평가해 왔지만 지난 8월 평가보고서에서는 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에 실패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용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