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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대출 도민저축은행 회장, 외제차 몰다 '뺑소니'… 부하 위장자수까지 시켜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670여억원 상당의 부실ㆍ불법대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중인 도민저축은행 채규철(61) 회장이 수년 전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이로써 부실ㆍ불법 대출의 담보로 받은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고가의 수입 오디오를 수집했다는 비난을 받아 온 채 회장의 도덕성이 또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채 회장은 이 사건 후 자신의 부하직원을 뺑소니범으로 위장해서 자수시키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춘천지검 형사부 2부(김덕길 부장검사)는 교통사고 인피사고를 내고 달아난 일명 '뺑소니' 혐의(특가법상 도주차량)로 채 회장을 별도로 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채 회장은 지난 2006년 9월24일 오후쯤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인근 도로에서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가다 앞서가던 이모씨의 택시를 들이받아 부상을 입힌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택시기사 이씨가 BMW 승용차에서 내린 채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음주운전 의혹을 제기하자 채씨는 그대로 달아났다.

이후 자신의 BMW 승용차가 전국에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채씨는 2년 뒤인 2008년 5월께 자신의 부하직원인 손모(49)씨를 뺑소니범으로 앞세워 자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택시기사 이씨는 "당시 사고차량 운전자의 인상착의가 다르다"며 채씨를 뱅소니범으로 지목했다.

이에 검찰은 채씨의 부하직원인 손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하는 등 보완수사 끝에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 지난 10월 말께 채씨를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지난 5월 초 상호저축은행법 위반과 특경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채씨로서는 구속기한(6개월) 만기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별도의 사건으로 추가 구속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