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계속해서 호조를 보이면서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소 잦아들고 있다. 더 나아가 연말 쇼핑시즌 매출 증가와 더불어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점점 키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성장전략 목표의 한 축인 대외수출 증대가 유럽 재정 위기가 진정되지 않으면 달성되기 힘들어, 고용지표만으로 경기 회복과 이로 인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美 실업률 회복세 `주가에 긍정적'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지난달(11월) 실업률이 8.6%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9.0%보다 개선된 수치로, 지난 2009년 3월에 기록한 8.6%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11월 총 민간부문 고용은 14만명을 기록했다. 공장 취업자가 2천명 늘었고, 소매업종이 무려 49만8천명 급증했다. 서비스업이 14만6천명, 운송부문도 8만3천명 증가했다. 10월 수치도 11만7천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반면 정부 일자리는 2만개가 줄어 순수하게 늘어난 일자리는 총 12만개였다.
미국 고용시장의 점진적 회복은 미국 경기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용이 개선됐다는 점은 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실업률 감소는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한국의 수출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이트레이드증권 이석원 연구원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지표 개선만으로는 역부족
미국의 실업률 감소는 긍정적이지만 코스피의 상승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고용지표 이전에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어 이미 더블딥 우려가 어느 정도 완화된 상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코스피의 본격적인 추세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시에 반영됐다. 추가로 긍정적으로 가려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고용 지표가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실업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실업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약 31만5천명이 구직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비노동인구로 분류되면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아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자리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미국 노동시장 참가율은 64.2%에서 64.0%로 소폭 낮아졌다. 평균 근로시간은 34.4시간으로 전월과 같았고 평균 시간당 임금은 23.18달러로 0.1% 감소했다.
일자리의 질이 좋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용 개선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통계상 고용은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 부분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정체돼 있어 소비증대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이트레이드 증권 이석원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미국 고용은 회복하고 있고 현재 시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주가 상승을 위해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 미국 고용시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