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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초고층빌딩 설계 '윤곽' 드러내… '첨단'과 '전통'의 옷 입다

[재경일보 노형식 기자]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서는 부티크오피스와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요 초고층 빌딩의 모습이 윤곽을 드러냈다. '첨단'과 '전통'의 옷을 입은 서울의 상징적인 건물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은 6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조성할 23개 초고층 빌딩에 대한 '기획설계 결과 보고회'를 개최해 주요 건축물의 외형을 공개했다.

기획설계(Concept Design)란 각 건물의 규모, 층수, 형태 등 외관 디자인을 결정하는 설계의 첫 단계로, 지난 3개월 동안 외국 설계사와 국내 설계사의 협업으로 이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이끄는 RPBW 등 19개 해외 설계회사가 각각 빌딩 디자인 시안을 보고하고 토론을 벌였다.

용산역세권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3개 랜드마크빌딩 중 하나인 부티크오피스를 설계한 AS+GG의 아드리안 스미스는 한국의 전통미를 반영한 미래지향적 기획설계를 선보였다.

랜드마크타워 주변에 지어지는 99층, 450m 높이의 부티크오피스Ⅰ에는 전통 건축양식인 '처마'와 '기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디자인을 적용하고, 최상층 펜트하우스에서 서울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바로 옆 부티크오피스Ⅱ는 79층, 360미터 높이로 전통 궁궐과 사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배흘림 기둥의 양식을 반영한 물결 형태로 지어진다. 10층마다 아트리움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가장 비싼 주거시설로 지어지는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설계를 맡은 MVRDV는 60층(300m)과 54층(260m) 빌딩 2개를 중간 지점에서 하나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디자인'을 제시했다. 중간지점인 27층에서부터 36층까지 10개층에 걸쳐 구름 형상의 건축물(클라우드)로 두 건물을 연결하며, 클라우드엔 3만4000㎡ 넓이의 최고급 주거시설과 1만4357㎡ 넓이의 스카이라운지, 회의공간, 휘트니스클럽, 수영장, 레스토랑, 카페 등 커뮤니티 시설이 위치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중심부에 들어서는 111층(620m) 높이의 랜드마크타워인 '트리플원' 빌딩은 이날 외관을 공개하지 않았다. 당초 100층에서 층수가 높아지면서 설계가 지연됐고, 상징건물인 만큼 최종 디자인 공개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어서다. 기획설계 시안 보고는 내년 3월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일단 당초 용이 건물을 휘감는 복잡한 형태에서 로켓 모양으로 간결하게 다듬어 지고 있고, 높아지는 100~111층은 로마건축 양식인 ‘아트리움(atrium)’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트리움은 천장이 투명하게 열려 자연 채광이 건물 중앙홀로 바로 스며드는 건축 양식으로, 이곳에 옥상정원과 전망대, 레스토랑 등이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이밖에도 19개의 해외 설계업체가 제안한 80층 규모 호텔, 70층 높이의 주거시설, 50~61층으로 지어지는 사무건물 2동 등 전체 23개의 초고층 빌딩에 대한 디자인을 각각 검토한 후 내년 3월말 최종안을 확정하고 같은 해 9월 기본설계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설계비용은 국내 설계업계 사상 최대 금액인 3269억원 규모로, 기본 설계를 맡은 해외업체에 821억원(25%), 세부 설계를 맡은 국내업체게 2448억원(75%)이 각각 배정된 상태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한류나 K-Pop 등 한국을 대표할 만한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