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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권오현·정연주 부회장 승진… 삼성전자 '세트-부품' 투톱체제

[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삼성전자 권오현 사장(사진 왼쪽)과 삼성물산 정연주 사장(사진 오른쪽)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삼성전자 이철환 부사장과 삼성전기 최치준 부사장 등 6명은 사장 승진자로 내정됐다.

권오현 사장과 정연주 사장의 부회장 승진으로 시니어 리더십이 강화됐고, 젊은 뉴리더들도 대거 발탁됐다. 

실적이 좋았던 계열사 사업부에서 발탁 승진이 이뤄졌고, 삼성전자는 최지성(세트)-권오현(부품) 투톱체제가 만들어졌다.

삼성그룹은 7일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6명, 전보 9명 등 총 17명 규모의 201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해 발표했다.

사장단 인사 규모는 작년(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9명, 전보 7명)과 비교할 때 사장 승진자가 3명 적고 전보는 2명 많은 것이다. 하지만 올해 수시인사를 통해 총 4명의 사장이 교체·이동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 권오현 DS(디바이스 솔루션)사업총괄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 부회장 내정자는 2008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부임한 후 메모리제품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스템LSI 사업의 일류화를 일궈냈다.

특히 올해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그는 앞으로 반도체, LCD 등 부품사업의 시너지를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과 위상을 더욱 견고하게 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지성 부회장이 완제품을, 권오현 부회장이 부품을 각각 맡는 투톱체제로 운영된다.

정연주 부회장 내정자는 지난 2003년부터 7년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사로 변모시켰으며, 지난 2010년 삼성물산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에는 단순 시공위주의 국내사업 구조를 탈피해 개발사업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성장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삼성물산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시킨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삼성그룹은 2명의 부회장 승진과 함께 중국 본사의 강호문 부회장을 삼성전자로 이동시켜 대외업무를 맡도록 했다. 강 부회장은 그룹을 대표해서 대외 협력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 밖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이철환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개발 담당 임원이 사장급으로 보임된 첫번째 사례로, 치열해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글로벌 모바일 경쟁에서 시장을 압도해 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기 최치준 부사장도 삼성전기 최초의 내부승진 사장이 된다.

삼성SDS 김봉영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되고, 삼성물산 김창수 부사장도 승진과 함께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옮긴다.

일본본사 윤진혁 부사장과 삼성물산 이동휘 부사장도 나란히 승진해 각각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과 삼성BP화학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한다.

한편 삼성전자 DM총괄 사장과 삼성전기 사장을 지낸 박종우 사장은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옮겨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자소재·케미칼 기업으로 육성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이동한다.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과 에스원 서준휘 사장, 삼성생명 김상항 자산운용부분장(사장)은 각각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기면서 사실상 사업 일선에서는 물러난다.

관심을 모았던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무산됐으며, 이재용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 등 오너가 3세의 승진은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단의 평균 연령은 기존 56.3세에서 55.8세로 낮아졌다. 이철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이 대표적인 젊은 인사들이다.

삼성그룹은 "중핵 경영진을 보강해 시니어 리더십을 대폭 강화했다"면서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뉴 리더의 창조적 에너지와 결합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다음주에 부사장 이하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