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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 특허소송 혼전… 양사 모두 경쟁 제품 판매금지는 쉽지 않을 듯

[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전이 초반에는 애플의 일방적인 우세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수세에 몰렸던 삼성전자는 호주와 미국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울리며 기세를 높이고 있고, 애플은 유럽에서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호주·미국의 경우, 애플이 디자인·사용자인터페이스(UI) 특허 관련 소송으로 삼성전자 제품의 판매 금지를 이끌어내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프랑스에서는 삼성전자가 3G 이동통신 표준특허를 통해 애플 제품을 판매 금지시키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양사 모두 자신들이 '주무기'로 삼고 있는 특허 소송에서 패배한 셈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디자인·UI특허와 삼성전자의 통신특허가 모두 판매금지 가처분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애플의 스마트폰 UI와 태블릿 디자인 등은 호주와 미국에서 이미 선행 특허가 있거나 특허보다 앞선 다른 제품이 있다는 점에서 기각됐다. 특히 호주에서는 상고에서도 패소해 판매금지 가처분을 이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해졌고, 본안소송은 할 수 있지만 승소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또 이번 호주와 미국에서의 패소로 다른 곳에서도 승소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동통신 특허의 경우는 이 특허가 표준특허라는 점에서 상대로부터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을 수는 있지만 판매금지를 통해 경쟁 제품을 판매금지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표준특허의 경우 '프랜드(FRAND)' 조항에 따라 누구나 해당 기술을 먼저 쓴 뒤 적정 사용료를 나중에 지불하면 된다. 게다가 이번 프랑스 소송에서는 삼성전자와 크로스 라이센스를 체결한 '퀄컴'이라는 제3자가 등장해 소송이 더욱 복잡한 모양새를 보였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4S에 탑재된 통신 칩이 퀄컴의 제품이고, 퀄컴과 삼성전자는 크로스라이선스(기술교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자신들은 삼성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패배함에 따라 통신특허 침해로 소송을 제기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의 가처분 소송에서도 삼성전자의 열세가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통신 관련 표준특허 이외에 UI 관련 특허로 아이폰 판매금지를 신청해놓기는 했지만, 법원에서의 판결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서 애플 주장의 근거 없음을 밝히겠다"고 밝혀 통신 표준특허 이외에도 다양한 법적 수단을 강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잇따른 소송전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두 회사 모두 상대방의 제품의 판매금지 가처분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어서, 더 이상의 소모적인 소송전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화해하고 소송을 중단하는 것이 양사에 모두 이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일단 애플이 호주에서의 패소로 앞으로의 재판에서의 승소도 장담하기 어렵게 된만큼, 앞으로 더 강도 높은 소송전략을 꺼내들지 화해를 모색할 지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특허 소송에 먼저 칼을 빼내든 애플이 더 이상의 소송을 포기할 경우에는 삼성전자도 소송보다는 화해를 택할 것으로 보며 양사의 소송전이 빠르게 막을 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