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프트(MS)의 창업주요 전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Bill Gates)가 CEO로 다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은 9일(현지시간) 익명의 IT업계 CEO의 말을 인용해 “게이츠의 측근으로부터 그가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마이클 델, 스티브 잡스, 래리 페이지 등의 성공적인 복귀에 빌 게이츠가 자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게이츠 복귀설이 갑자기 나오게 된 것은 MS가 경쟁자들에게 밀리면서 현재 큰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MS는 스티브 발머 현 CEO가 스마트폰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MS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윈도폰’의 시장점유율이 1%대에 그치고 있어 시장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고, MS 최대 수익원인 PC 운영체제(OS) ‘윈도’와 업무용 프로그램 ‘오피스’도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PC에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내놓았고, 애플은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앞세워 PC 시장을 급격하게 잠식하고 있다. 태블릿PC에 최적화한 윈도우 8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마존, 애플, 구글 등 경쟁 상대에게 한참 뒤쳐져 있다.
MS가 부진에 바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MS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MS가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 1999년말 주가는 60달러 선에서 움직였고, 2000년 1월 발머가 CEO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MS 주가는 50달러를 웃돌았다.
이후 'IT 버블'이 본격화되면서 MS 주가는 25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고, 2007년 말 한 때 35달러를 넘어선 것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25달러 선에서 머물렀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때는 2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MS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빌 게이츠 복귀' 여론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가운데 발머 CEO의 리더십이 급격하게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일부 주주가 발머 CEO의 퇴임을 요구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연설 도중 직원들이 단체로 퇴장하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해지자 위기의 MS를 구할 창업자로 다시 게이츠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지난 2008년 CEO에서 물러난 이후 MS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현재 빌&멜린다 재단의 자선 활동에 주력하고 있고, 지난 6월 데일리 몰과의 인터뷰에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현재 나의 직업”이라고 명확하게 밝힌 바 있어 복귀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