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노형식 기자] 전세난 심화로 인해 1년새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이 크게 올라 올해 연간 보증 공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모두 8조4천731억원이다. 월별 공급액이 지난 8월부터 계속 8천억원 이상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공급액은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 보증은 무주택 서민이 별도의 담보나 연대보증없이 은행에서 전세자금 또는 월세보증금을 빌릴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신용보증을 해 주는 제도로, 만 2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와 결혼 예정자, 소득이 있는 단독 세대주는 개인별로 연간소득의 2.5배 안에서 최대 1억5천만원까지 보증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매년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올해는 증가폭이 유독 두드러졌다. 지난 2007년 2조5천366억원이던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2008년 3조5천490억원으로 약 39.9% 증가한 이래로, 2009년에는 전년 대비 31.7%(4조6천757억원), 2010년에는 전년 대비 23.4%(5조7천668억원) 증가했지만, 2011년에는 전년 대비 60%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1∼11월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9%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계속 감소 추세에 있던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세난 장기화로 전세자금보증 공급액 증가비율이 갑자기 2,3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11월 현재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60.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4년 7월 같은 비율을 기록한 이후 7년여만에 최고치다. 가을 이사철이 끝나면서 전세가격이 주춤하고 있지만 거래가 많지 않은데다 매매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전세가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전세시장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겨울방학이 되면 학군 수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세자금보증 공급액 증가폭도 다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이 예전과 같은 투자 가치를 상실하고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난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내년에도 보증 수요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