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국민의 40%가 넘는 홑벌이 가구가 소득은 맞벌이 가구에 비해 적은 반면 소득 대비 가계지출은 맞벌이 가구에 비해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유자금 부족으로 교통비, 교육비, 외식비를 줄이며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홑벌이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통계청의 2011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비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경상소득과 비경상소득의 합)은 335만5천73원이며, 가계지출(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의 합)은 287만5천794원으로 소득의 85.7%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맞벌이 가구는 월평균 가계지출이 375만1천901원으로 소득 486만8천55원의 77.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맞벌이 가구(홑벌이) 가구가 월평균소득은 낮은 반면 월평균소득 대비 월평균 가계지출은 더 높은 것이다. 홑벌이가구가 맞벌이가구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렵게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 1천162만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07만가구로 전체 43.6%이며, 홑벌이가구는 491만가구로 42.3%였다.
그리고 홑벌이 가구의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86.0%에서 지난해 4분기 85.5%, 올해 1분기 85.4%, 2분기 84.7%로 낮아지다가 3분기 85.7%로 다시 올랐다.
이는 소득보다 생활비나 세금, 대출금 이자 등 지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 가계가 여유자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맞벌이 가구와 비교한 홑벌이 가구의 지출 분야를 살펴보면, 식료품비와 주거ㆍ수도ㆍ광열비, 보건비 등의 비중이 큰 반면 교통비와 교육비, 외식비 등의 비중은 작았다.
소득이 줄어도 아끼기가 쉽지 않은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월평균 지출액은 홑벌이 가구가 35만9천331원으로 맞벌이 가구(38만1천897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교육비는 홑벌이 가구가 28만9천803원, 맞벌이 가구가 46만1천225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맞벌이 가구가 자녀들의 교육비에 거의 2배 가까이 돈을 더 쓰고 있는 것이다.
홑벌이 가구는 보험이나 연금에 쓰는 돈도 맞벌이 가구보다 적어 노후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홑벌이 가구의 보험비 지출은 월평균 5만7천273원으로 전체 지출의 2.0%인 반면, 맞벌이 가구는 8만3천306원으로 전체 지출의 2.2%였다. 연금 지출은 홑벌이 가구가 8만3천938원(2.9%)인 반면 맞벌이 가구는 두 배 정도 많은 14만351원(3.7%)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기와 고용 전망이 어두운 내년에 물가 상승이나 금리 인상, 실질소득 감소 등 충격이 발생하거나 가장이 일자리를 잃을 경우, 맟벌이 가구보다 홑벌이 가구의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맞벌이 가구는 홑벌이보다 사회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크지만 홑벌이는 생활비 지출이 커 경제적 충격이 왔을 때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비맞벌이 가구
비맞벌이 가구란 20세 이상 60세 미만의 부부 중 남편만 취업한 홑벌이 가구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