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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 50주년 특별 기획 드라마 <빛과 그림자>(극본 최완규/ 연출 이주환/이상엽) 7부에서 ‘기태’(안재욱 분)는 지난 공연 실패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서울에서 백수 생활을 하게 되고, 순양극장 공연 야밤 도주 이후 전전긍긍하던 ‘신정구’(성지루 분)는 신세푸념을 하며, 방황의 시기를 맞이했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길거리에서 야바위꾼과 실랑이를 하던 신정구를 발견한 기태는 자신의 공연을 망친 신정구에게 ‘언젠가 한번쯤은 만날지 싶었는데, 이런 식으로 만날 줄은 몰랐다”며 인사를 건네자, 신정구는 화들짝 놀라 무작정 도망치기 시작하고, 여유롭게 뒤를 쫓던 기태는 마침 국기 하강식이 거행되자, 걸음을 멈춘 채, 이를 위반하고 경찰에 제지를 받은 신정구를 호기롭게 쳐다본다.
결국, 국기하강식에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된 신정구와 여유롭게 국기에 대한 예를 갖춘 강기태가 서로 비교되며, 큰 웃음을 낳았다.
실제 70년대의 한 단면을 보여준 이 장면은, 국기 하강식이 거행되는 약 1분 동안은 모든 행동을 멈추고, 국기 게양대가 보이는 곳이나 애국가가 흘러나오는 곳을 향해 국기에 대한 예를 표했고, 이를 어기는 자에 반국가적 행동으로 낙인 되어, 어린아이들 조차 하강식이 열리면 국기 하강이 끝난 뒤 몰래 움직였느니 아니니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장면이다.
이에,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한창 추격씬이 나오는데, 애국가가 들려 방송 사고인줄 알고 착각했다.” “앗 나도 초등학교 때 친구와 겪었던 한 장면 ㅋㅋㅋ” “애국가 타이밍 대박” 등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으며 시청소감을 밝혔다.
그 밖에 <빛과 그림자>는, 10.26 사건의 배경이 된 ‘궁정동 이야기’, 중앙정보부를 일컫는 ‘남산’, 치안을 목적으로 운영된 ‘야간 통행금지’ 등 당시의 화려한 쇼단 이야기뿐만 아니라 어두운 시대적 상황까지 사실적으로 담아 내며, 화려한 빛과 어두운 그림자를 동시에 표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월남전에서 실종됐던 ‘태성’(김희원 분)이 군수품 밀거래로 크게 돈을 벌어 등장해 자신을 월남전으로 보낸 세븐스타 단장 ‘노상택’(안길강 분)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려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