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최근 전세계적으로 공공장소내의 흡연 규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일부 국내 인터넷 블로그는 흡연을 미화하고 심지어 담배 마케팅이나 홍보에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성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박사후연구원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12월호)에 게재한 '인터넷 블로그 속 담배'제하 보고서에서 이런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통해 '담배리뷰', '담배추천', '담배마케팅' 등 단어로 검색된 블로그는 308개였으며, 이 가운데 담배리뷰 관련 블로그는 66개, 담배추천 블로그는 174개, 담배마케팅 관련 블로그는 68개였다"고 소개했다.
66개 담배리뷰 관련 블로그 중 담배리뷰만을 제공한 사이트는 3개였으며, 이들 가운데는 브랜드별 맛, 향, 포장 디자인, 운영자의 경험 등을 상세 이미지와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운영자의 일상, 여행 경험 등을 다루는 블로그에서도 담배리뷰를 소주제로 정해 브랜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일부 수입담배 관련 블로그는 블로그 형식을 취하지만, 실제로는 수입담배 판매 인터넷 사이트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심지어 청소년 접근 차단 장치나 경고 메시지도 제공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일부 블로그에는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에서 담배회사 관계자가 담배 마케팅을 중심으로 강의한 내용이 소개되기도 한다.
그는 "연예인 흡연 장면을 담은 이미지는 블로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들 이미지에 대한 게시자의 설명은 흡연행위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특히 수입담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는 실제 수입담배 판매 인터넷 웹사이트의 홍보용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로그는 담배회사가 감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처럼 관련 규제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청소년에게는 중요한 건강 위해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성인인증시스템을 도입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담배회사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기구도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