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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70.2% "장외파생상품 거래 안해"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상장사들이 대체적으로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4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5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파생상품 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339개사 중 101개사(29.8%)만이 장외 파생상품을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의 35.5%에 비해 5.7%포인트 급감한 것이다.

거래 불필요(26.9%), 장내거래로 충분(18.9%), 적절한 상품의 부재(18.1%) 등의 이유로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하지 않는 기업은 238개사였다.

반면 장내파생상품 거래기업은 전년(22.0%)보다 3.1%포인트 상승한 25.1%였다. 특히 통화상품 이용비중이 작년보다 11.5%포인트 높아진 69.4%였다.

그러나 장내파생상품을 거래하지 않는 사유로 적절한 상품의 부재를 꼽은 기업은 22.4%로 작년보다 4.6%포인트 늘어났다.

최규윤 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져 장외파생상품 이용비율이 줄었다"며 "적절한 상품이 없어 거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늘어 맞춤형 신상품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파생상품 거래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기업도 59.3%로 작년(63.0%) 대비 3.7%포인트 하락했다.

파생상품 거래목적은 '위험 회피'와 '투자 목적'이 각각 82.6%와 17.4%로 나타나 위험 회피를 위해 파생상품을 많이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파생상품 거래비율이 낮아 시가총액 100위 내 기업은 48.6%가 파생상품을 이용했지만, 101~200위의 이용비율은 35.3%였고, 201~300위는 24.6%, 301위 이하는 20.0%로 계속해서 낮아졌다.

전체 응답기업 중 리스크관리 시스템 보유비율은 44.8%로 작년보다 0.9%포인트 늘었다.

금융권 32개사 중 84.4%, 비금융권 307개사 중 40.7%가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보유, 금융권사의 시스템 보유 비율이 높았다.

파생상품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는 장외거래의 경우 거래비용 과다(19.8%)가 가장 많았으며, 장내거래의 경우 모니터링 능력 부족(18.8%)이 가장 많이 꼽혔다.

*장내파생상품·장외파생상품

장내파생상품은 주가지수선물처럼 정해진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상품이고, 장외파생상품은 통화스와프처럼 매매 당사자들 간 협의를 통해 거래되는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