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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5명 중 3명은 자녀와 같이 안 살아

[재경일보 김혜란 기자] 핵가족화가 가속화돼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 4명 중 1명이 독거노인이었다.

또 독거노인을 포함해 자녀와 같이 살지 않은 고령자도 증가해 혼자 살거나 배우자, 친척 등과 사는 이들이 5명에 3명꼴이었다.

9일 한국인구학회가 통계청의 의뢰로 작성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 전수결과 심층분석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2000년만 하더라도 65세 이상 고령자가 기혼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10년 후인 2010년에는 결혼한 자녀가 분가한 사례가 많아지며 부부끼리 사는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통계청의 인구센서스 원시자료를 토대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거주 형태를 자녀 없이 사는 경우, 기혼자녀와 사는 경우, 미혼자녀와 사는 경우로 나눴다. 또 자녀 없이 사는 경우를 혼자 사는 경우, 부부끼리만 사는 경우 등으로 세분했다.

그 결과, 2000년에는 고령자가 주로 기혼자녀와 사는 경우(35.7%)가 많았고, 부부끼리만 살거나(29.2%) 혼자 사는(16.8%) 이들은 그 다음이었지만 10년 후인 2010년에는 부부끼리 사는 이들이 35.9%로 기혼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23.5%)을 크게 앞섰다. 혼자 사는 비율까지 포함하면 고령자 가운데 자녀 없이 사는 비율이 2000년 50.9%에서 2010년 61.8%로 10.9%포인트나 증가했다. 5명 중 3명은 자녀와 같이 살고 있지 않은 것이다.

미혼자녀와 사는 고령자의 비율이 10년 사이 9.1%에서 8.0%로 큰 변동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자녀가 결혼하면 분가해서 따로 사는 추세가 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혼자 사는 고령자에는 할머니가 많아 2010년 현재 65세 여성 고령자 중 29.1%가 독거노인이었다. 반면 같은 연령대 남성 중 독거노인은 10.3%에 그쳤다.

독거노인 비율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65~69세 중 혼자 사는 이들은 15.9%에 그쳤지만 80~84세는 30.0%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85세 이상에서 증가세가 다소 떨어지며 4명 중 1명이 홀로 살았다.

또 도시보다 농촌에서 고령자가 혼자 또는 부부끼리 사는 비율이 높았다. 도시에선 65세 고령자 중 독거노인의 비율이 18.4%이지만 농촌은 26.8%였다. 특히 농촌에서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고령자의 비율이 74.2%에 달했다.

보고서는 "고령층에서 보이는 1인 가구 형성 경향은 지속적으로 확대돼 홀로 사는 노인들의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사회정책적 대안이 시급하다"며 "지난 수십년간 젊은층이 대규모로 전출한 농촌에 사는 노인들, 배우자를 잃고 혼자 사는 여성 노인들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