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2011년 한·육우의 경매가격을 의미하는 쇠고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쇠고기 소비자물가 하락률은 생산자물가 하락률의 절반도 안돼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하락의 혜택이 그대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쇠고기 생산자물가지수는 84.5로 2010년보다 19.6% 급감했다. 이는 한우파동이 있었던 1997년 -21.1% 이후 최저다.
국산 쇠고기(한육우) 소비자물가지수도 90.3으로 전년보다 9.7% 떨어졌지만 하락률은 생산자물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쇠고기 생산자물가 하락률이 소비자물가 하락률의 두 배가 넘은 것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민국 연구위원은 "쇠고기가 산지에서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네다섯 단계의 복잡한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며 많은 유통이윤이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가격에는 운송비와 점포운영비 등도 포함돼 산지가격이 크게 떨어져도 소비자는 그만큼 체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로 운송비나 도·소매상의 점포운영비 등이 오른 것도 한·육우의 소비자물가의 낙폭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연동 효과를 높이려면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활성화해 유통마진을 없애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농협 등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협경제연구소 안상돈 연구원은 "축산물은 농산물보다 유통과정이 훨씬 복잡해 유통단계를 한두 단계만 줄여도 8~10%의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생산자단체를 통한 출하 비중이 2003년 12%에서 2009년 40%로 늘어나는 등 직거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생산자단체 중심의 대형 가공유통업체를 육성해 유통단계를 단축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