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우리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조업의 고용탄력성이 1990년 이후 낮아지기는 했지만 서비스 부문으로 고용이 흡수돼 고용창출능력 자체가 의미 있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ㆍ신석하 연구원은 12일 발표한 '한국경제의 고용창출능력은 저하됐는가?'란 정책포럼 자료에서 1990년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 우리 경제의 고용탄력성을 계산한 결과, 1971~1990년 경제 전체의 고용탄력성은 0.34였는데, 1990~2008년엔 0.27로 0.07포인트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두 연구원은 성장률과 고용증가율 간 관계의 안정성을 검정한 결과, 이런 고용탄력성의 변화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용탄력성은 경제성장률 대비 고용증가율로, 고용탄력성의 하락은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짐을 뜻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고용탄력성이 0.51에서 -0.16으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0.57에서 0.66로 상승했고, SOC는 0.64에서 0.57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제조업의 고용탄력성이 0.67포인트나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고용탄력성의 하락폭(0.07포인트)이 작은 것은 산업의 고용비중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의 고용비중은 1990년 이전에는 40% 내외였으나 이후에는 60%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됐다. 서비스업 고용 증가가 제조업의 고용탄력성 하락을 상쇄시킨 것이다.
제조업에선 고용비중이 큰 노동집약적 산업인 섬유, 가죽제품 부문이 전체 제조업 고용탄력성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서비스업에선 부동산·사업서비스, 교육 및 보건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했다.
두 연구원은 "전반적인 고용탄력성은 크게 하락하지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서비스업 선진화 정책 등을 통해 서비스업 고용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