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결국 강등시켰다. 이로써 유로존 경제 2위국인 프랑스도 최고등급인 AAA 등급을 상실하게 됐다.
S&P는 지난해 8월에도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S&P는 13일(현지시각)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몰타, 슬로바키아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9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1,2단계씩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AAA를 그대로 유지했고, 네덜란드, 벨기에, 에스토니아, 핀란드,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도 기존 등급을 지키며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속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등급 전망은 독일과 슬로바키아 2개국만 ‘안정적’으로 제시됐고, 나머지 14개국은 ‘부정적’으로 전망돼 향후 추가적인 등급 강등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S&P는 이번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준에 근접한 CC 등급인 그리스를 제외한 16개국의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을 조정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1단계 강등됐고,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2계단 하락한 BBB+와 A로 떨어졌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결국 AAA에서 강등돼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도 역사상 처음으로 A등급을 상실하게 돼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포르투갈과 키프로스의 신용등급도 각각 두 단계씩 하락해 투기등급인 BB와 BB+로 떨어졌고, 몰타와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의 신용등급은 1단계씩 강등됐다.
S&P는 “최근 몇주 동안 유럽의 정책 당국이 취한 조치들은 유로존의 체계적인 스트레스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고 강등 사유를 밝혔다.
S&P는 지난해 12월 유로존 재정위기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로존 회원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