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소 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쇠고기 가격은 여전히 높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 행정안전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나서서 가격왜곡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생산자단체 중심의 대형 가공유통업체를 육성해 종전 5단계의 유통단계를 2단계 축소한 3단계로 줄이기로 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6일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인 뉴스Y의 'Y초대석' 프로그램에 출연해 범정부 차원의 소 값 안정화 대책을 소개하면서 "음식점 가격을 관리하는 행안부와 협의해 적정가격을 받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특히 유통과정의 문제나 가격 왜곡이 있는지 공정위가 조사하는 등 범정부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한우 산지에서 우시장의 출하 비중을 줄이고 생산자단체를 통한 직거래 출하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생산자단체 중심의 대형 가공유통업체를 육성해 종전 5단계의 유통단계를 2단계 축소해 3단계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서 장관은 수입 쇠고기 증가로 인해 소 값이 급락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산 쇠고기 소비량이 21만6천t으로 전년보다 3만t 늘어났다"며 "상품을 고급화하고 유통비용을 줄이면 국산 쇠고기 소비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산지 소 값이 500만~600만원의 수준을 유지한 2002~2010년에 사육두수가 늘어나 소 값이 내려갔다"며 "암소를 도태함으로써 사육두수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한우 암소를 2년간 20만마리 도태해 2013년까지 적정 수준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는 "쇠고기 공급을 줄이려면 송아지 소비를 늘려야 할 형편"이라며 "송아지 요리는 부드럽고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아 지난 9일 시식회 개최 이후 호텔과 외식업계, 일반 소비자의 문의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사육 비용 절감과 관련해서는 "할당관세 사료품목을 11개에서 21개로 늘리고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기한을 향후 10년간 유지해 곡물 사료가격의 안정을 꾀하겠다"며 "풀 사료 재배 면적을 2014년까지 배로 늘리고 올해부터 사료작물을 대상으로 직불제를 도입해 사료 값의 20%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농협 사업구조의 개편 시기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이 농협 개혁을 원하고 있으며, 쇠고기 유통 비용을 줄이려면 농협의 경제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농협 개혁법 시행을 연기하는 것은 국민여론상 안되며, 3월 2일 정상적으로 시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장관은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40%인 관세가 15년에 걸쳐 철폐되더라도 사료 값과 유통비용 축소로 연간 2.7%의 사육 비용을 줄이면 지속 가능한 축산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한·미 FTA에도 한우 농가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중 FTA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 간 협상이 추진되면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우선 농어업 민감분야 보호방안을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설 현대화와 경영체 육성 등 농수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매달 수출대책회의를 주재해 우리 농식품의 중국 진출 확대도 적극적으로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