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선진국의 경기 회복 제약과 신흥국 성장세 둔화, 유럽 재정위기, 미국과 이란의 대치국면 탓에 올해 어느 때보다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재정건정성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중앙청사에서 주재한 올해 첫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재정이 악화한 선진국들은 본격적인 긴축으로 경기 회복이 제약되고, 세계경제 회복의 버팀목이었던 신흥국들의 성장세도 둔화되며 올해 어느 때보다 대외부문의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경제가 정말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곳간을 든든히 해야 한다"며 "정부 각 부처가 정책입안을 하면서 재정건전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유럽의 재정위기를 빗대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지만 인심이 지나치면 곳간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곳곳에서 목격하고 있다"고 말해 앞으로 정부의 돈 줄을 죄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프랑스 등 주요국가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황에서 유로존 재정위기가 1분기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주요국들이 선거 정국에 돌입하면서 정책에 혼선이 나타나고 국제공조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과의 갈등이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이라는 장기전에 맞서려면 재정건전성, 부처 간 칸막이 해소,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올해 선거 일정으로 재정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공약들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면서 기재부뿐만 아니라 관계부처도 국회 대응이나 정책 입안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부처 이해관계를 넘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일 때 각종 대외여건에 대응한 최선의 정책을 수립할 수 있으며 공무원도 `정책의 달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가 지표상으로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국민이 느끼는 만족도는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과의 소통, 낮은 자세 등을 통해 국민과 공감대를 넓혀가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