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해 8월 초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후 거의 최고 수준인 1950선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외국인이 6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 규모인 1조원이 넘게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4.92포인트(1.82%) 상승한 1,949.89로 마쳤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으로 코스피가 폭락하기 전인 8월4일(2,018.47) 이후 최고치다.
당시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는 8월5일 1,943.75까지 내려갔고, 주말 미국 신용등급 소식이 전해진 뒤 첫 개장일인 8월8일(1,869.45)에는 3.70%나 급락하며 1,900선이 무너졌었다.
이날 지수는 7.16포인트(0.37%) 오른 1,922.13으로 시작해 계속해서 증가폭을 확대했다. 장중 한 때는 1,95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기지표가 최근 계속해서 호전되고 있는데다 국제 신용평가사에 의한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스페인이 신용강등 후 첫 대규모 장기 국채입찰에 성공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잦아들고 있어 시장은 안정을 찾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기업들이 잇달아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호전됐다.
지수 상승은 외국인이 견인했다.
외국인은 이날 1조4천173억원을 순매수해 작년 7월8일(1조7천200억원) 이후 최고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 3조9천559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4조원 넘게 순매수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과 개인은 모두 매수에 나섰다.
기관은 1천730억원 순매도를 보였고 개인은 1조1천562억원을 팔아치웠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거래 모두 매수 우위여서 전체적으로 1조966억원의 순매수가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통신업(-0.47%), 의약품(-0.16%)만이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증권(3.78%), 전기전자(2.86%), 운수창고(2.37%) 등이 크게 올랐다. 화학, 금융, 은행, 운송장비 등은 1%대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상승해 SK이노베이션(6.69%), KB금융(4.61%), 현대중공업(4.45%) 등이 크게 올랐다.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삼성전자는 종가가 3.08% 오른 110만5천원으로 지난 3일의 기존 최고(110만5천원)와 똑같았다.
LG화학, POSCO, 현대차도 1%대 강세를 보였다.
호남석유도 6% 넘게 급등했고, LG디스플레이, 현대백화점, 신세계, 금호석유는 4~6% 올랐다.
기아차(-0.30%)는 하락했다.
STX조선해양(11.72%)이 12% 가까이 올랐고, STX(6.12%)는 6%대의 상승폭을 보이는 등 STX그룹주가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53포인트(0.68%) 내린 512.17로 마쳤다.
안철수연구소가 9.7% 올라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0원 떨어진 1,134.3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