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24일(현지시간)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 전망치인 4.0%에서 3.3%로 0.7%포인트나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 6월 전망치(4.5%)에 비해서는 1.2%포인트가 각각 낮아진 것이다.
내년 전망치도 4.5%에서 3.9%로 0.6%포인트나 하향조정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들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대다수 국가들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유로존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 일시적으로 개선 조짐을 보였던 선진국 경제가 4분기 들어 유로존 위기 심화로 다시 주춤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경제도 긴축정책과 잠재 성장률 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선진국으로부터 자본유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성장률 전망치는 유로존이 올해 0.5%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번 보고서보다 무려 1.6%포인트나 낮아졌다. 내년에도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올해 1.8%로 지난번 보고서의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내년은 2.2%로 0.3%포인트 하향조정됐다. 일본(2.3%→1.7%)과 영국(1.6%→0.6%) 등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
중국, 브라질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경우 전체적으로 올해 5.4%, 내년 5.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9월 전망치에서 각각 0.7%포인트와 0.6%포인트 낮아졌다.
보고서는 유로존의 재정ㆍ은행 유동성 리스크가 심화돼 실물경기의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내년 세계 성장률과 유로존 성장률은 각각 2%포인트, 4%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과 일본이 적절한 중기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이탈로 전 세계 채권 및 외환시장이 심각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은 경기 위축 우려에 대응해 재정·통화정책을 적절히 조정하고 자본유출입에 따른 변동성 증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선 국면을 맞은 미국의 과잉긴축 가능성, 주요 신흥국의 경착륙 가능성, 중동지역 긴장에 따른 원유공급 차질 등도 전세계 경제에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지속적이나 점진적인 재정 조정, 유동성 공급 확대, 정책신뢰 회복 등을 통해 비관적인 심리와 충격 확대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면서 국제적 정책공조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IMF는 이밖에 올해 전세계 물가는 수요둔화, 상품가격 안정 등으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국제유가는 지정학적인 불안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IMF 보고서에는 선진국 진영에 포함되어 있는 한국의 전망치는 발표되지 않았으며 오는 4월 보고서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