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전세계적인 인구·사회·재정적 위험요인으로 인해 2012년 이후 디스토피아(distopia·역유토피아)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선임연구원은 24일 `디스토피아 가능성 확대와 다보스의 대안' 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불균형 확대, 글로벌 재정위기 지속, 글로벌 소득 양극화 심화, 글로벌 청년실업 심화로 인해 향후 10년간 전세계적 디스토피아가 출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우선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간 격차가 2010년 이후 재차 확대돼 국가간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환율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 등을 예로 들었다. 현재 미국은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이 글로벌 불균형을 가져온다고 주장하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의 무역적자와 위안화는 무관하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것도 디스토피아 출현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린 선진국들이 재정 적자와 국가부채 증가로 재정위기에 직면해 국가재정이 파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중산층 붕괴 현상과 심각한 소득 불균형도 사회·정치적 불안요인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중반∼2000년대 말 대부분 국가의 소득수준이 높아졌으나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미국 0.361에서 0.378, 프랑스 0.277에서 0.293, 영국 0.336에서 0.345 등으로 나빠졌다. 지니계수가 높을수록 불균형 상태라는 의미다.
이 같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만성적인 고용시장의 불균형은 전 세계적으로 청년실업자를 양산하고 있어 역시 사회·정치적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청년실업률은 2007년 11.8%에서 2010년 12.6%로 높아졌다.
정 연구원은 "세계경제의 디스토피아를 피하려면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2012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가 합심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상호의존적이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합심해서 해법을 찾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