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이하 다포스포럼)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동부 스키휴양지인 다보스에서 닷새간의 일정으로 개막한다.
24일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거대한 전환-새로운 모델의 형성'을 주제로 한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각국 정상 40여명을 비롯한 정계와 재계, 학계 지도자들 2천600여명이 모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와 세계경제 침체 극복 대책, 한계를 드러낸 자본주의 모델의 전환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한다.
4대 소주제로는 ▲성장과 고용모델 ▲리더십과 혁신 모델 ▲지속 가능성과 자원 모델 ▲사회적 기술적 모델 등이 포함됐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앞선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며 자본주의의 문제와 변화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오후 개막연설을 통해 유로존 채무위기와 해법 등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올해 포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약 40개 국 정상들과 18개 중앙은행장들이 참석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나빌 엘라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이 유로존 채무위기와 세계경제 침체 대책을 논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한승수 전 총리, 대통령 특사인 사공일 무역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중수 한은총재는 주민(朱民) IMF 부총재 등과 함께 세계 금융 시스템 재편을 주제로 한 토론에 참석하고,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이사회 의장인 한 전 총리는 한국의 녹색성장 패러다임에 대해 설명한다.
사공일 특사는 총 4개의 공개 및 비공개 토론에 참석해 세계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주재하는 '멕시코 G20 정상회의 의제 준비' 세션의 토론 리더로서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 경험을 전수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27일 유엔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촉진 방안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연다.
한편 이번 포럼에 앞서 경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올해 또 다른 신용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마리오 블레저 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는 더 위축될 것이며 유럽 외 일부 지역이 약한 경기 침체에 처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지난해 전 세계로 확산됐던 월가 점령 운동에 고무된 활동가들이 `다보스 점령' 운동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반(反) 월가 시위대는 포럼 기간 거처로 삼을 이글루 캠프를 공개하고 다보스 점령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세계화 반대 시위가 열려 100여 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