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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철수에 파리바게뜨·뚜레쥬르 '긴장'… "재벌가딸들 빵집과 우린 달라"

[재경일보 박수현 기자] 호텔신라가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정부의 압력과 함께 '동네 빵집' 고사로 인해 여론이 나빠지자 커피·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CJ그룹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현재 전국에 각각 3200여개 매장, 1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는 지난해에만 매장 300여개를 여는 등 지난 1986년 출점 이후 연평균 120개씩 점포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동네빵집 폐업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대그룹 2,3세의 빵집과는 다르다며 이들과 함께 '도매금'으로 매도당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재벌가 딸들의 빵집은 재벌가의 자본력을 이용한 것이지만 자신들은 밑바닥부터 시작해 경쟁을 통해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무분별하게 점포를 확장하지 않고 동네빵집과 상생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26일 호텔신라의 베이커리 사업 철수와 관련해 "파리바게뜨는 처음부터 빵사업으로 시작해 자생적으로 성장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막대한 자본과 유통파워로 갑자기 시장에 뛰어든 브랜드들과는 다르다"고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도 "(CJ가) 범삼성가 기업이긴 하지만, 뚜레쥬르의 경우 제빵브랜드라는 것이 낯설던 외환위기(IMF) 시절부터 만들어져 꾸준히 성장해 온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골목 상권을 위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에 대해서는 "가맹점주들이 우리의 브랜드를 빌려서 활용하는 것일 뿐이지 모두들 은퇴자 등 소상공인들로 이뤄져 있어 직영으로 운영되는 재벌가 딸들의 빵집과 비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퇴직 이후를 고민하는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긍정적 역할도 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 가맹점주들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해 나가면서 '상생'에 압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 월 단위 출점 점포수가 40~50여개에 달했는데, 지난해 동반성장 대책을 발표한 이후 신규 출점을 자제키로 해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인 4.5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