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5개국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강등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A-’, 스페인은 'A’로 각각 두 단계가 떨어졌으며, 슬로베니아도 'A’로 두단계 하락했다.
벨기에와 키프로스는 'AA'와 'BBB-'로 각각 한 단계씩 강등됐다.
피치는 지난해 12월 이들 6개국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공공 재정이나 은행 자산, 노동시장의 기능 저하가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피치는 이들 5개국의 신용등급 전망도 모두 '부정적’으로 제시했고, 아일랜드의 신용등급 'BBB+’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앞으로 2년 이내에 신용등급이 추가 강등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는 의미다.
피치는 이번 등급 하향조정의 이유에 대해 “단기적으로 재정적 충격과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더욱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이탈리아의 경우 정부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와 비교해 경제성장이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고, 스페인은 재정 및 경제전망이 심대하게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의 정부와 금융기관들을 돕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에 더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작년 하반기 ECB의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재정위기 국가들의 위험 전파를 차단할만한 신뢰할만한 방화벽이 없는 상태에서 유로존 국가들의 위기는 심화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