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코스피, 6일만에 하락… 외국인 13일만 매도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6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나타나며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진데다 국채교환 협상 난항으로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5개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유럽 위기가 부각되자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이 13거래일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탓이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계매물이 나온데다 지수가 단기 급등으로 2000에 근접하면서 조정에 대한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겹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30일 코스피는 지난주 종가보다 24.28포인트(1.24%) 하락한 1,940.5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0.42% 하락한 1,956.63으로 출발해 1,95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했으나 오후 들어서 낙폭을 키웠다. 오후 한 때 193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가 조정을 거친 것은 최근 단기 급등으로 인해 상승 부담이 커진데다 미국과 유럽에 대한 우려가 다시 생겨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0%에 못 미치는 수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그리스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차 구제금융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소식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5개국의 신용등급을 1~2단계 강등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의 춘절 연휴 전에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3거래일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 77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1천97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약세장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개인은 1천71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매수세에 힘입어 440억원의 순매수로, 8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1.10%)와 섬유의복(0.95%)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운송장비(-2.82%)와 화학(-2.21%)의 낙폭이 특히 컸다.

한국가스공사, 삼천리, 한국전력, 지역난방공사 등 전기가스 관련주는 약세장에서 경기방어주로 부각되며 강세를 보였지만, 운송장비 업종은 자동차 관련주와 해운주의 부진으로 하루 종일 약세를 보였다.

한섬, LG패션, 아비스타 등 섬유·의복 관련주는 올 겨울 한파 등으로 인한 방한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모멘텀이 부각됐고, 한진해운, 대한해운, 흥아해운, 현대상선 등이 주요 선사들의 운임인상 계획 발표 영향으로 인해 기관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오름세를 보였다.

철강금속(-1.90%), 건설(-1.82%), 보험(-1.34%) 등도 많이 내렸다. 기계, 유통, 의료정밀 업종도 1%대 하락으로 마감했다.

현대모비스(7.59%), 만도(-4.8%), 평화산업(-3.3%), 현대위아 등 차부품주들이 3~4%대 하락세를 보였고, 화학주의 KCC(-5.07%), LG화학(-4.45%), 한화케미컬(-4.25%), 아모레퍼시픽(-3.86%), 호남석유(-2.08%) 등도 2~5%대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10위권에서는 신한지주와 한국전력만 제외하고 떨어지는 등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현대모비스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7.59% 급락했다.

LG화학(-4.45%), SK이노베이션(-3.20%), 현대중공업(-2.44%), 현대차(-2.26%)도 2~4% 가량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113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으나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종가는 0.27% 하락한 112만2천원에 머물렀다.

포스코(-1.65%)와 기아차(-0.9%)도 1% 가까이 하락했으며, 삼성생명, SK텔레콤도 하락 대열에 동참했다.

신한지주(0.78%), 한국전력(0.93%), KB금융(0.82%), 하이닉스(0.96%)), S-Oil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LG전자(1.23%)는 오는 1일 4분기 발표하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6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2.6% 오르며 이틀째 상승했다.

한진해운은 주요 선사들의 운임임상 계획 발표에 힘입어 7.3%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3개를 비롯해 301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1개 등 532개 종목이 하락했고 7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5.48포인트(1.06%) 하락한 510.33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식품의약안전청의 '카티스템' 품목 허가 승인과 관련해 차익매물이 쏟아진 메디포스트가 10% 이상 하락했으며 안철수연구소도 5% 가까이 떨어졌다.

주요 종목별로는 정치권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영보화학, 프럼파스트, 유라테크, 대주산업 등 `세종시 테마주'가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CNK인터내셔널은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인해 7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주가 K팝 열풍에 따른 실적 모멘텀 지속 기대감에 올랐다.

세계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네오위즈인터넷과 SK컴즈 등 국내 인터넷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쎌바이오텍이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7종목을 포함해 333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5종목을 포함해 616개다. 보합은 72개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4.10원 오른 1,127.3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