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버거킹이 지난해 연말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맥도날드도 불고기버거 세트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사전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이 고객을 무시한 다국적 기업의 횡포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 사전에 공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뻔뻔한 대답을 내놓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이날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아침메뉴인 '소시지 에그맥머핀세트'와 '베이컨에그맥머핀세트'는 각각 200원 인상해 3천200원에 판매하고 있고, 런치세트인 '불고기버거세트'도 3천400원으로 200원 올렸다. '쿼퍼파운더치즈버거세트'와 '베이컨토마토디럭스세트' 역시 4천700원과 4천900원으로 200원씩 인상됐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원자재와 식료품 가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며 "전체 가격 인상률은 1.26%로 소폭"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전 예고 없이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한 것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을 사전에 공지해야 한다는 업무 규정은 없다"고 변명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아무런 예고 없이 품목별로 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
버거킹은 지난해 연말에 이미 제품 가격을 올렸다.
버거킹과 KFC를 운영하는 SRS코리아는 지난해 12월14일자로 3천300원이던 와퍼주니어를 3천500원으로 500원 인상한 것을 비롯해 버거킹 햄버거 10종의 가격을 평균 4.7% 가량 올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버거킹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거의 모르고 있다. 당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격 인상을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원·부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부득이하게 일부 품목의 가격을 최소한으로 인상했다"면서 "와퍼, 갈릭스테이크 하우스, 불고기버거 등 고객이 많이 찾는 대표 메뉴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KFC도 원가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상반기 '오리지날 치킨' 등 닭고기 제품 3종과 햄버거 6종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그릴맥스버거' 등 햄버거 5종과 샐러드 2종의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하지만 역시 인상 사실은 공지되지 않았다.
코카콜라도 지난해 1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15%의 가격 인상을 하는 등 다국적기업들은 최근 들어 대거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사전 예고 없이 '슬그머니', 기습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가격 인상이 다국적 기업의 횡포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지만 다국적기업들의 기습적인 가격인상은 관행이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행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